대구시 지난해 충전기 100기 설치 계획, 실제로는 0
지난해 충전기 계획 171기 중 환경부 민간 등 36기만 보급
올해도 대구에 충전기 177기 설치키로
글 싣는 순서
<상> 전기택시 1년 몰아보니
<중> 대구시 충전기 성적표는 ‘0’
<하> 대구 전기차 어떻게 할 것인가
18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서문시장 주차타워 3층 동편. ‘EV 전기자동차’라고 쓰여진 주차면 3곳에는 빨간 라바콘이 올려져 있었다. 그런데 정작 전기차 충전기는 보이지 않고 전기선만 검은 비닐에 덮힌채 방치되고 있었다. 주차타워 시설 관계자는 “대구시가 지난해 11월쯤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한다며 전기선만 빼놓은 후 무소식”이라며 “두 달 넘게 서문시장을 찾는 차량들이 주차도 하지 못하도록 공간만 잡아먹고, 공사를 끝낼 기미도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전기자동차 선도도시 조성을 위해 지난해까지 171기의 충전기를 보급키로 하고 환경부와 한전, 민간사업자 등을 독려했으나 정작 시가 설치키로 한 100기는 하나도 완공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시민들은 충전기 보급 상황을 보고 전기차 구입을 결정하겠다는 경우가 많아 충전기 보급 동맥경화는 전기차 확산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시에 따르면 대구에는 지난해까지 시가 급속충전기 20기, 완속충전기 80기 등 100기, 환경부가 급속 12기, 한전이 급속 20기, 완속 14기, 민간사업자가 급속 6기, 완속 19기 등 모두 171기의 충전기가 보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도심에 설치된 충전기는 환경부 11기, 민간사업자 25기 등 36기에 불과, 계획 물량의 21%에 그쳤다. 특히 대구시와 한전의 충전기 설치 건수는 ‘0’이었다.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지하 2층에도 전기차 충전용 주차면 4곳 중 3곳은 공사용 전기선만 빼놓은채 방치돼 있었다. 나머지 1곳에는 완속충전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전기차 대신 일반차량이 주차해 있었다. 지난해 대구에서 충전기를 설치키로 하고 완공되지 않은 경우가 135기나 되는 것이다.
대구시는 사업자 선정이 늦어져 충전기 설치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6월 충전기 업체 선정을 위해 공개입찰했으나 단독 입찰을 하는 바람에 2회 유찰, 같은해 10월 말에 ㈜시그넷으로 선정하게 됐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지난해 보급약속한 충전기는 올 3월에야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이번에 충전기를 설치하면서 환경부와 한전이 설치하는 충전기와도 호환이 되도록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민간사업자 충전기 25기의 경우 자동차 서비스센터에 있는 5기를 제외한 20기는 호환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방식은 3종류가 있기 때문에 어떤 차종이라도 충전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을 깔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는 올해 대구시 충전기 171기와 환경부 5기, 민간 1기 등 모두 177기의 충전기가 추가로 설치된다. 시는 11월까지 주민센터 139곳에 완속충전기 각 1기를 설치하고, 주유소와 아파트, 수성의료지구에 충전인프라를 각 5, 5, 2기 설치한다.
주유소 충전인프라의 경우 기존 주유소에 별도 부지를 마련, 충전기를 설치하고 별도 공간에는 카페 등을 만들어 운전자들이 충전시간 중 휴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에는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24시간 충전이 가능한 충전기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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