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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트럼프가 한국에 전화해도 받을 상대가 없어”

입력
2017.01.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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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꼬집어

“트럼프 정부, 北 제재 지속해야”

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강연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강연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18일 “당장 6차 핵실험이 발생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에 전화해도 전화 받을 상대방이 없다”고 꼬집었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위협이 고조되고 있지만, 현재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한미간 안보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차 석좌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한국의 정치 위기가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며 “정치 지도부가 중요한 시간에 존재하지 않고 있는데,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북한을 비롯한 도전과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단순하게 말하면 미국의 새로운 지도부와 정치권이 전화를 해도 전화를 받을 상대방이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어떤 방식으로든 빨리 해결돼야 하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언제 대선을 치를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차 석좌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거론되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차 석좌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가장 큰 위기가 2001년 9ㆍ11 테러였다면 트럼프 정부의 위기는 북한이 될 것”이라며 대북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 재무부가 최근 강도 높은 대북 제재안을 마련한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 “제재 무용론에 굴하지 말고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 기업이 규정을 위반해 북한과 거래한다면 이를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을 강력하게 옥죄면서 군사도발을 억제하려는 강경론자의 전형적인 논리다.

다만 차 석좌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허용해야 한다”고 예외를 뒀다. 그는 북한을 ‘근대 이래 최악의 인권침해국가’로 규정한 뒤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세계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북한의 최대 약점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궁극적 목표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냉혹한 전쟁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놔야 한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위안부 소녀상 설치 문제 등으로 삐걱대는 한일관계에 대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생화학 무기 개발, 사이버전 역량 강화 등에 맞서 한미일 3국간 합동군사훈련을 시행해야 한다”며 “북한의 위협 때문이라도 한일 관계의 어려움을 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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