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후보 불출마 땐 안희정 찍을 것”
한달 새 5.5% → 12.4% 올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친노 적자(嫡子)’ 경쟁을 벌이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야권 대선 레이스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1순위 대선 주자 지지율은 높지 않지만 문 전 대표를 대체할 2순위 주자로서의 선호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지지하는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4.9%가 이재명 성남시장을 꼽았다. 문 전 대표가 13.8%, 안 지사는 12.4%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일보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의 같은 질문에서 5.5%을 보였던 안 지사의 지지율이 두 배 이상 뛰어 오르며 선두권에 진입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조사에선 15.3%의 지지를 받았지만 이달 13.8%로 소폭 하락했고, 이 시장은 13.1%에서 14.9%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특히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의 2순위 선호도에서 안 지사가 24.3%를 기록하며 이 시장(29.8%)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37.9%로 문 전 대표의 대체자 지위를 확고히 했던 이 시장은 8.1%포인트 하락한 반면, 지난달 조사에서 13.7%에 머물렀던 안 지사의 지지율은 껑충 뛰어올라 문 전 대표를 대체할 후보로 부각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의 2순위 선호에서 각각 14.1%와 6.6%의 지지를 얻었지만 지난달 같은 조사에 비해 모두 하락했다.
야권이 경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박 시장이나 이 시장이 문 전 대표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실망한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이 안 지사에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본부장은 “안 지사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반(反)문 진영의 공격에 문 전 대표를 엄호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지자들의 호감을 상승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 전 대표가 흔들릴 경우 안 지사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5, 16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RDD(임의번호걸기) 면접조사로 진행했다. 95% 신뢰수준에 표집오차는 ±3.1%포인트, 응답률은 10.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