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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갈량’ 짝사랑 SK, 삼고초려로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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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갈량’ 짝사랑 SK, 삼고초려로 결실

입력
2017.01.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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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신임 단장 염경엽 전 넥센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SK 신임 단장 염경엽 전 넥센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프로야구 염경엽(49) 전 넥센 감독이 SK 구단의 적극적인 구애로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3개월 만에 단장으로 돌아왔다.

SK는 17일 “염경엽 전 감독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불거진 SK의 차기 감독 내정설 탓에 마음이 불편했던 염 신임단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SK 단장직을 지속적으로 고사했지만 류준열 SK 대표이사가 미국까지 찾아오는 정성을 보이자지난 주말 현지에서 수락했다. 소설 ‘삼국지’에서 유비가 삼고초려로 제갈량을 얻었듯이 SK도 ‘염갈량’으로 불리는 염 단장을 품에 안았다.

류준열 대표이사는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차기 감독설은 사실이 아니니까 단장으로 영입하는데 부담은 없었다”며 “우리 구단의 단장 선임 기준을 갖고 움직였다”고 말했다. 2년 계약을 한 트레이 힐만(54) 신임 감독의 뒤를 이어 염 단장이 지휘봉을 잡는 시나리오를 그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류 대표이사는 “계약 기간 3년 동안 염 단장은 SK만의 육성시스템을 정착시키는데 역량을 쏟을 것”이라며 “그 이후는 염 단장 나름대로 개인 비전이 있으니까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SK는 지난달 민경삼 전 단장이 사임 의사를 내비친 뒤 염 단장을 최적의 인물로 판단했다. 민 전 단장처럼 야구에 대한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첫 만남을 가진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염 단장을 설득했다. 그러던 중 염 단장이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초청코치’로 최종 확정돼 미국에서 거주할 집을 구하기 위해 1월 둘째 주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류준열 대표가 구단 직원들도 모르게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이틀간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

염 단장은 “그간 오해도 있었기 때문에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며 “많은 오해 속에도 결정한 것은 류준열 대표님이 미국까지 오셔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거기에서 (감동을 받아)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장 공부를 많이 했고, 단장도 해보고 싶었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SK 구단의 야구에 대한 방향과 생각이 비슷했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신 거에 대해서 욕 먹을 생각하고 수락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염 단장은 광주제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91년 태평양에 입단해 선수생활을 이어오다 2000시즌(현대)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2011년까지 현대와 LG에서 프런트(스카우트, 운영팀장 등)는 물론 코치까지 역임했다. 2012년부터 넥센으로 자리를 옮겨 주루ㆍ작전코치를 거쳐 그 해 말 전격 감독으로 취임, 지난 시즌까지 페넌트레이스 통산 310승 6무 238패를 기록했다. 또 4년 연속 팀을 가을 야구에 진출시키는 역량을 발휘했다.

한편 이례적으로 SK와 염 단장은 계약 기간 3년에 합의했다. SK는 단장으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SK만의 육성시스템을 완성하고 정착시키는데 최소 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염 단장에게 3년의 계약 기간을 제의했다. 염 단장 역시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염 단장은 18일부터 인천의 구단 사무실로 출근한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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