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쓴 소리를 하며 긴장감을 형성했다.
박 대표는 1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이 실패한 정권 사람들과 같이 다니는 데 상당히 실망스럽다”며 “반 전 총장의 최근 발언을 볼 때 국민의당 입당이나 신당 창당보다는 박근혜 정권의 뒤를 이어가려 한다는 의구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최근 반 전 총장의 측근 그룹에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들이 집중적으로 포진한 것에 대해 간접적인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박 대표는 이어 “아무래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10년간 외국생활 했으니 국내 적응되는 데 조금 사이가 있어야 할 텐데 너무 성급하게 대선행보에 돌입하니 여러 가지 발언도 그렇고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과의 회동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과의 과거 대화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그는 “반 전 총장 측이 2년 반 전부터 저희를 접촉한 게 사실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며 “반 전 총장 측이 약 한 달 전에는 ‘국민의당으로 와서 경선을 하고 싶다. 뉴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희망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저는 뉴DJP연합에 대해 가타부타 말할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정체성을 인정하고 국민의당에 무조건 입당해 여기에서 경선을 하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과 거리를 둔 것과 달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영입에 대해선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국민의당 합류에) 높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지금 탄핵 인용이 3월 정도 된다고 예상을 하면 2, 3월쯤 정치판이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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