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사고 가족단위 피해 커
가옥 40여채 파손에 화재… 사망자 수 늘 듯
짙은 안개로 방향 잃었을 가능성
터키 국적 화물 항공기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 인근 민가에 추락해 수십명이 숨졌다. 추락 항공기가 민간 거주지를 덮친데다 아침 이른 시간대에 사고가 발생해 어린이 희생자도 다수 나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홍콩을 이륙해 터키 이스탄불로 향하던 터키 ACT항공 소속 화물기(보잉 747)가 오전 7시31분쯤 중간 경유지인 비슈케크 마나스 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비슈케크에서 25㎞ 떨어진 다차 지역에 추락했다. 해당 항공기는 추락하면서 민간인 거주지를 휩쓸고 지나가 집 40여채가 완파되거나 일부 파손됐다.
인명 피해도 커 키르기스스탄 보건부는 최소 37명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어린이 희생자들도 포함됐다. 해당 항공기에 탑승한 조종사와 승무원 등 5명 역시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색ㆍ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추락 직후 생긴 폭발로 불길이 번지면서 소방당국이 진화에 애를 먹어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목격자는 AFP통신에 “아침 일찍 대형 사고가 일어나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이 많았다”며 “항공기가 직접 덮친 집은 일가족 모두가 숨졌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는 항공기 잔해와 뒤엉켜 처참하게 파괴된 가옥 사진이 속속 올라 오고 있다. 마나스 공항은 사고 직후 폐쇄됐다. 현지 언론들은 수론베이 진베코프 키르기스스탄 총리가 급히 사고 현장에 출동해 구조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일단 짙은 안개로 인해 사고 항공기가 방향을 잃어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키르기스스탄 비상사태부 위기상황통제센터 무함메드 스바로프 소장은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터키 항공기는 악천후 때문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기체 결함 등 사고 원인을 가늠할 수 있는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는 2개 중 1개만 수거된 상태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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