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4월 국민투표… 2029년까지 집권 길 터
터키 의회가 대통령 중심제 개헌안을 1차 통과시킴에 따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장기 독재집권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 의회는 15일(현지시간) 진행된 1차 독회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지난달 제출한 대통령중심제 개헌안을 예비 승인했다. 지난 9일부터 마라톤 심의를 진행한 의회는 이날 전체 18개 조항 중 마지막 2개의 승인을 완료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2차 독회까지 통과할 경우, 개헌안은 빠르면 4월쯤 국민투표에 부의될 전망이다.
이번 개헌안의 핵심은 현행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다. 새 헌법이 발효되면 국무총리직은 폐지되고, 부통령직이 신설된다. 대통령은 1명 이상의 부통령과 주요 각료를 임명 또는 해임할 수 있으며 국가비상사태 선포 요건도 지금보다 대폭 확대된다.
개정 헌법은 특히 에르도안의 집권기간을 연장, 그의 독주체제를 굳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5년 중임제를 채택한 현행 헌법에 따르면 2014년 8월에 취임한 에르도안의 임기는 재선에 성공한다 해도 2024년까지다. 하지만 개헌안은 에르도안이 2019년 대선부터 다시 두 번의 임기를 더 맡을 수 있도록 해, 최장 2029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이에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과 친(親)쿠르드계 인민민주당(HDP)은 “여권의 본심은 이미 막강한 에르도안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며 개헌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개헌에 동참한 민족주의행동당(NMP)과 AKP의 의석을 합치면 356석으로 2차 독회 통과선(전체 550석 중 330석 이상)이 충분히 확보돼, 국민투표 행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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