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삼성 후계자 구속영장 청구’ 긴급 타전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 16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직후 주요 외신들도 관련내용을 긴급기사로 타전했다. 외신은 특히 최근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 인물인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보다 이 부회장의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한국의 정경유착 근절 가능성에 주목했다.
AFP통신은 이날 “한국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움직임을 이끈 정치 스캔들과 관련한 뇌물 공여 혐의로 재벌 삼성 후계자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보도했다. APㆍ로이터, 미 CNN 등도 “최근 박 대통령의 스캔들이 한국 정계와 산업 수뇌부를 뒤흔들고 있다”며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긴급 속보로 내보냈다. 특검팀은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와 횡령, 위증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외신들은 특히 검찰의 결단이 향후 한국의 부정부패 척결에 갖는 의미에 주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부회장이 실제 구속된다면 거대 재벌 중심의 경제 속에서 이어져 온 한국의 부패와의 싸움에 있어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주요 언론은 박 대통령에 미칠 파장을 다뤘다. 산케이(産經)신문은 2015년 7월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것과 관련해 “박근혜 정권 측이 공단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돼있다”고 설명했으며, 교도통신은 향후 박 대통령의 수뢰 혐의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그룹의 대외 이미지와 더불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에 닥칠 타격에 집중한 외신들도 적지 않았다. 미국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 능력이 마비됐다”고 진단했다. 영국 BBC는 특히 이 부회장의 배경 및 이력을 설명, “현재 그의 지위는 업무 경험보다 출생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덧붙였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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