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ㆍ중국의 설)’를 앞두고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확대되는 가운데, ‘유커(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춘제 ‘특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1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1월 들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해 7월에는 91만7,519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8월부터 넉 달 연속 감소해 11월에는 51만6,956명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도 7월 258.9%, 8월 70.2%, 9월 22.8%, 10월 4.7%, 11월 1.8%로 급격히 떨어졌다.
업계 내에서는 현지 분위기로 볼 때 ‘이번 춘제 장사는 망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큰 국내 면세점들의 표정도 어둡다. 중국 정부는 현지 일부 여행사에 한국행 여행객 수를 20% 줄이라는 구두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근에는 한국ㆍ중국 항공사들의 중국발-한국행 전세기 운항을 불허하기도 했다. 중국 현지여행사들은 최근 한국 관광상품 수를 줄이는 추세이며, 과거와 달리 한국행 상품 홍보에도 다소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과 백화점 등의 매출도 주춤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 9월 중국인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기준으로 50% 수준이었으며, 최근 30% 선으로 내려왔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매출 증가율은 9월부터 20%대를 보이면서 둔화세다. 신규 면세점들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및 매출 증가율 둔화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광객 수 자체도 최근 감소하는 등 사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대안으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싼커(散客)’로 불리는 개별 관광객을 공략하는 것이 꼽힌다. 중국인들의 관광 형태가 단체에서 점차 개별관광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관광객은 정부의 규제에서 한발 벗어나 있기도 하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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