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취임을 앞둔 미국인들은 ‘미국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사이버공격, 그리고 북한 핵을 꼽았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는 “지난 4~9일 미국 성인 남녀 1,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IS를 가장 큰 위협 요소(79%ㆍ복수 답변)로 꼽았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또 사이버 공격과 북한 핵 프로그램을 위협 요소로 생각한 응답자는 각각 71%와 64%였다. 이어 러시아의 힘과 영향력(54%), 기후변화(52%), 중국의 힘과 영향력(52%), 대규모 난민(46%),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43%) 순이었다.
특히 러시아의 힘과 영향력을 꼽은 응답률은 조사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4월 조사에서는 42%에 그쳤다. 9개월 만에 12%포인트나 급등한 것은 “러시아가 미국 민주당 관계자들의 이메일을 해킹하는 방식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보기관의 발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러시아가 위협적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공화당 지지자(41%)보다 민주당 지지자(67%) 사이에서 더 높았다. 과거 같은 조사에선 공화당 지지자들이 러시아를 더 큰 위협 요소로 인식했다. 반면, 난민 문제를 위협 요소로 꼽은 비율은 같은 기간 55%에서 46%로 급락했다.
정당 지지 성향 별 차이는 기후변화, 난민, 중동 문제 등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민주당 지지자 중 77%는 기후변화가 미국에 큰 위협이 된다고 봤지만, 공화당 지지자는 25%만 위협 요소로 인식했다. 반대로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 문제를 놓고는 공화당 지지자 중 63%가 위협 요소로 봤지만, 민주당 지지자는 30%에 그쳤다. 특히 중동 문제의 경우, ‘팔레스타인보다 이스라엘에 동정이 간다’고 답한 공화당 지지자는 74%로, 민주당 지지자(33%)보다 훨씬 많았다.
미국의 경쟁국인 중국을 ‘심각한 문제(serious problem)’라고 답변한 비율은 43%로, 그렇지 않다는 답변(31%)보다 높았다. ‘적으로 생각한다’는 의견도 22%에 달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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