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박상진 사장 등 휴대폰 복원
‘崔에 대가 제공’ 회의 소집 흔적
朴사장도 소환해 추가 조사
삼성 전용 클라우드 ‘녹스’ 분석
최지성 부회장 관련 내용 확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수사 중인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은 삼성 핵심 고위관계자들이 보안이 강화된 삼성 임직원 전용의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에 대해 ‘대가’ 제공을 모의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이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 청구를 적극 검토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12일 검찰과 특검에 따르면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고위 관계자들의 휴대폰에 대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진행한 결과 사내 메신저 등을 이용해 회의가 소집된 흔적을 발견했다.
이 회의가 소집된 때는 삼성과의 대외창구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로부터 박 사장이 이메일을 받은 직후거나 청와대 측의 ‘사인’이 있은 이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회의가 소집된 전ㆍ후 시점에 해당 멤버들은 물론 최씨와 박 대통령, 이 부회장의 동선 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순차적 접촉과 논의가 진행됐다고 볼 만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당시 이 부회장 중심의 삼성 지배구조 공고화를 위해서는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등에 정부 지원이 필요한 만큼 최씨 측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이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시간이 부족해 관련 수사 기록 일체를 특검에 전달했다.
특검은 특히 검찰에서 넘겨 받은 자료를 집중 분석한 후 지난 달 사전조사에서 박 사장으로부터 “삼성이 정부와 관련된 현안이 많았기 때문에 최순실 측과 교감이 있은 후 수 차례 미래전략실 회의를 가진 건 맞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의 이 같은 진술은 특검이 최순실-청와대-삼성의 ‘삼각 커넥션’을 염두에 둔 뇌물 공여 혐의 수사를 착수하는 데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소환한 이날 박 사장도 함께 불러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 논의를 진행한 부분을 추가로 조사했다.
뿐만 아니라 특검은 검찰이 시간 부족으로 마치지 못했던 박 사장 등의 녹스(Knox) 사용 내역 분석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스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모바일 보안 플랫폼으로 일종의 삼성 임직원 전용 ‘클라우드(cloud)’ 서비스다. 삼성은 녹스를 기반으로 기존의 사내 메신저와 인트라넷 기능을 통합해 휴대폰으로 업무 문서 열람은 물론 임직원간 보안 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특검은 최 부회장 등의 휴대폰에 설치된 녹스에서 최씨와 관련된 다수 흔적을 확보,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은 물론 이날 이 부회장에게 ‘강력한 압박 카드’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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