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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모르쇠에…헌재 “편한 대로 증언하냐”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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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모르쇠에…헌재 “편한 대로 증언하냐” 질책

입력
2017.01.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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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당일 朴 보좌한 행정관

윤전추처럼 ‘7시간’ 증언 거부

“최순실과 수십 번 만났지만

靑출입 관련 말할 수 없다”

재판부 “신문 내용 맞춰 진술하라”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공동 취재단.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공동 취재단.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증인으로 출석한 이영선(39) 청와대 경호관(전 행정관)이 신문사항에 ‘모르쇠’로 일관하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질책을 받았다. 이 경호관은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와 수십차례 만났다면서도 최씨 등의 청와대 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앞서 5일 출석했던 윤전추 행정관과 짜맞춘 듯한 답변을 했다.

이 경호관은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제4차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해 박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 중 세월호 7시간 행적 관련 질문에 ‘국가기밀’과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유로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이 경호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윤전추 행정관과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박 대통령을 보좌한 인물이다.

국회 소추위원단은 검찰이 압수한 이 경호관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토대로 “청와대에 최씨를 데리고 들어온 적이 있냐”고 물었지만 “업무 특성상 출입 관련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답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최순실씨가 대신 냈다는 의혹을 받은 박 대통령의 의상대금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직접 주셨고 돈이란 말씀은 없이 봉투를 주셨다”며 “제가 만졌을 때 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윤 행정관과 짜맞춘 듯 똑 같은 답변을 했다.

보다 못한 재판부는 이 경호관의 태도를 질책한 뒤 제대로 증언하라고 촉구했다. 탄핵심판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대통령이 돈을 외부에 줬다는 증언은 편하게 하고, 최씨가 청와대에 들어온 것은 왜 그토록 큰 비밀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재판장인 박한철 소장도 “가급적 신문 내용에 맞춰서 진술하라. 특정인을 지칭하기 어렵다면 추상적으로 표현을 해서라도 말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경호관은 최씨를 만난 횟수를 묻는 이진성 재판관의 질문에 “대략 수십회는 된다”고 답했다. 이어 “본인이 운전하는 차에 최씨가 타고 간 적이 있냐”고 묻자 “최씨를 직접 차에 태워 들어간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경호관은 이후 자신의 휴대폰 문자메시지에서 “최 선생님 들어가십니다”라고 한 대상이 최씨가 맞다고 시인하면서 위증 의혹도 낳았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고 다른 업무를 지시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기석 재판관이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갈 때 증인이 수행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럼 본관에서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자 “세월호 사고 보도를 보고 수행을 하게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얼마 뒤 다른 직원이 수행했고 다른 업무를 전달 받아 챙기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일정과 관련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시 증인으로 출석한 류희인(61) 전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에 온 보고를 보면 전원구조라는 언론보도가 오보라는 보고도 있었는데, 청와대가 오후 2시가 넘도록 전원구조 상황으로 오해하고 있을 수가 있느냐”는 이진성 헌법재판관의 질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 때라면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장을 지냈다.

한편 경찰은 19일 증인으로 채택된 이재만ㆍ안봉근 전 청와대비서관의 소재를 이날까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헌재에 통보했다. 당초 지난 5일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이들이 잠적하면서 출석요구서가 제때 전달되지 못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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