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트럼프, 러시아 개입 인정… 나머지 의혹엔 말 돌리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트럼프, 러시아 개입 인정… 나머지 의혹엔 말 돌리기

입력
2017.01.12 16:22
0 0

대통령 당선 후 첫 회견

“대선 해킹에 배후였다고 생각

푸틴이 날 좋아하는 건 큰 자산”

파문에도 親러 행보 이어 갈 듯

한반도ㆍ경제 주제는 언급 안해

“조용히 있으라” 기자에 고성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대선 개입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트럼프는 차기 행정부 출범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하지만 정보기관들이 해당 의혹을 사실로 결론지은 데다 공화ㆍ민주 양당의 거센 정치적 공세로 취임 전에 입지가 흔들리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을 좋아하는 건 큰 자산”이라고 강조하며 여전히 친(親) 러시아 행보를 이어갈 뜻을 시사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개최한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미국 대선 해킹의 배후였다고 생각한다”며 그간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가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를 해킹했다”고 결론짓자 공화ㆍ민주 양당은 러시아와 트럼프 간 모종의 거래의혹을 제기해왔다. 때문에 트럼프가 취임도 전에 정치적 수세에 몰림에 따라 국무장관 임명 등 내각 인선까지도 악영향을 받자 아예 러시아 대선 개입 사실 인정을 통해 정면돌파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트럼프는 이날 러시아의 대선 개입 사실을 인정했을 뿐 나머지 의혹들은 전면 부인하거나 무시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 측 인사들이 러시아와 접촉했냐는 질문에 아예 답하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을 겨냥한 외국 세력의 해킹은 빈번히 일어나고 약 2,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례도 있다”며 “그에 비하면 러시아의 DNC 해킹은 큰 일이 아니다”고 물타기 했다. 트럼프는 또한 “러시아와 과거 사업계약을 한 적이 없는 등 그 동안 거리를 둬왔다” 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사업과 대통령직 간 이해충돌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들이 앞으로 나와 회사 문제를 전혀 상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 통제권을 완벽하게 두 아들에게 넘기는 서류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재산과 관련해서는 “신탁합의를 통해 재임 기간 새로운 사업거래에 엄격한 제한을 두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터 샤웁 미국 정부윤리청(OGE) 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의 조치가 미흡하다”며 “자산을 매각하거나 어떻게 관리 되는 지 알 수 없도록 백지신탁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의 기자회견을 “혼돈과 허세의 장이었다”고 혹평했다. 트럼프가 당선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나서 기대가 컸지만 실상 할 말만 하고 끝냈다는 비판이다. 한반도 이슈와 같은 안보문제, 경기살리기 대책 등 세계가 주목한 주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실제 트럼프는 58분간 이어진 회견 동안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 CNN방송과 버즈피드 소속 기자들에 “조용히 있으라”며 질문권을 박탈했다. 트럼프는 이들 언론이 러시아가 자신의 외설적인 사생활 정보를 쥐고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수치스러운 줄 알아야 한다”, “실패한 쓰레기 더미”라는 폭언도 퍼부었다. 반면 유리한 보도를 해온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 소속 기자에게는 맨 앞줄에 지정석을 만들어줬다. AP통신은 “트럼프와 기자들 간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고성까지 오갔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