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과 연대 가능성에는 “소위 자기 정치 안 해본 사람, 이념 철학 밝히는 게 우선”
박지원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2일 귀국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해 “(지금 나온 것 말고도) 제가 몇 개를 갖고 있다”며 “나중에 전가의 보도처럼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제대로 검증을 못해서 박근혜 최순실 사태를 겪지 않았냐”고 지적한 뒤 반 총장 역시 혹독한 검증대에 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23만 달러 수수 의혹 외에도 최근 불거진 동생과 조카 관련 의혹이 반 총장과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대통령이 되면 친인척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 위기를 관리해나가는지 자체가 (반 총장의) 검증 대상인 것이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해명해도 국민이 납득하지 않으면 검찰 수사 의뢰도 고려해보는 편이 그 분의 장래에 좋다”고도 했다.
반 총장과 연대 문제와 관련해서 그는 반기문 표 철학과 이념을 먼저 밝히는 게 먼저라고 공을 넘겼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반 총장은 평생 외교관으로 자기의 철학과 이념이 아니라 정부와 유엔의 정책을 전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냐”며 “소위 자기정치를 안 해본 사람인 만큼 자기의 정치적 이념과 방향에 대해서 분명한 얘기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밖에서 반 총장과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언론은 늘 앞서가는데, 지금 할 말은 아니다”며 “(국민의당) 문호는 개방돼 있지만, (반 총장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과정이)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 반 총장 측이 2년 반 전부터 ‘뉴DJP연합’을 제안해왔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반 총장 측 관계자는 한달 전에도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제외한 국민의당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는 게 박 전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2년 반 전에 반 총장 측 인사들이 간헐적으로 오셔서 새누리당은 안가고, 민주당 경선에 반드시 참여하겠다. 뉴디제이피연합을 하면, 반기문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 총장 측 인사들은 민주당은 영남후보를 선출하면 영남에서 표가 나오지 않는다며 충청과 호남의 연합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히며 반 총장이 임기 말에 방북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했다고 한다. 박 전 원내대표는 “그때 이미 대선 플랜이 짜 있었구나 짐작을 했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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