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측 “김선일 피랍 당시에 그랬다”
이해찬, 당시 세부일정 공개 “진실 호도말라”
이해찬·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04년 김선일씨 피랍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저에 머물렀다는 박근혜 대통령 측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노무현 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관련 대통령 측의 대리인들이 날조에 가까운 허위사실로 노 전 대통령이 ‘관저정치’를 했다고 거짓에 입각해 비판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10일 박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6월 21일 발생한 김선일씨 피랍사건 당시 관저에서 집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의원은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이었던 박범계 의원과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재단에서 보관하고 있던 2004년 6월 21∼23일 3일간 노 전 대통령의 세부 일정이 담긴 자료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사건 당일 오전 6시 59분 관저에서 전화로 최초 보고를 받고, 관저에서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 등과 조찬을 겸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후 관저에서 나온 노 전 대통령은 오전 9시부터 본관 집현실에서 수석보좌관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해찬 의원은 “집현실 회의를 한 뒤 쭉 비상사태로 대응을 하는 과정이 자료에 나와있다. 김선일씨가 돌아가신 그날에는 새벽 1시에도 전화로 보고받아 새벽부터 대책회의를 한 사실이 다 나온다”며 박근혜 대통령 측이 ‘관저에서 재택근무 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들의 근무 관행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씨가 살해 된 이후 2004년 6월 23일 오전 1시 10분께 문용욱 제1부속실 국장으로부터 사실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오전 6시 55분 관저에서 권진호 안보보좌관으로부터 관련 상황 보고를 받은 뒤 대국민담화를 준비했다. 이후 노 대통령은 언론비서관과의 통화를 거쳐 이날 오전 9시 30분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박범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김선일씨의 비극적인 납치ㆍ사망사건에 아주 촘촘한 대응을 한 반면,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엄중한 세월호 사건에서 박 대통령은 오후 5시가 넘어 구조본부에 가기 전까지 7시간 동안 관저에 머무르고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극명한 대비로 보여진다”고 꼬집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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