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 12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 공여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이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것은 2008년 2월 삼성 비자금 사건 이후 두 번째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11일 “이 부회장이 12일 오전 9시30분 특검에 뇌물 공여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서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9일 삼성그룹의 2인자인 최지성(66)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이 부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자신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를 해결해준 대가로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지원 등 명목의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이 과정을 모두 인지하고 있었던 것은 물론, 최씨 측 지원의 결정과 집행을 직접적으로 승인 또는 지시를 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청와대의 압박과 강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최씨 측을 지원한 것이며, 이 부회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며, 최 부회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곧 결정할 계획이다.특검팀은 뇌물 공여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이 부회장을 위증 혐의로 처벌하고자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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