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현장소장 등 무더기 기소
한국철도시설공단 간부들은 뒷돈
국책사업을 수주, 굴착공법 등을 속여 180억대 공사비를 빼돌린 건설사 간부와 뒷돈을 챙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간부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최헌만)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수도권 고속철도(수서~평택) 제2공구(11.4㎞) 노반신설공사 시공사인 D건설 현장소장 함모(55)씨 등 11명을 구속 기소하고 감리ㆍ설계ㆍ하도급 업체 관계자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박모(48)씨 등 한국철도시설공사 직원 3명을 구속 기소했다.
함씨 등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수도권 고속철도 제2공구 노반신설 공사를 지난 2015년 1~10월 진행하면서 계약과 다른 싼 공법으로 굴착, 공사비 171억 원을 편취한 혐의다. 같은 해 4월쯤에는 이미 굴착을 완료한 구간의 설계를 비싼 공법으로 변경해 차액 11억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애초 ‘수퍼웨지(Super-Wedgeㆍ무진동암파쇄)’공법으로 계약한 구간(1.047㎞)을 값싼 화약발파 공법으로 시공한 뒤 수퍼웨지 공법에 따른 기성금을 청구해 공사비를 빼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퍼웨지’ 공법은 화약을 사용하지 않고 암반파쇄기를 굴삭기에 장착해 터널을 뚫는 최신 공법이다.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안전하고 민원을 크게 줄이지만, 공사비는 화약발파 공법을 쓸 때보다 5~6배 더 든다. 하루 가능한 굴착 길이도 30%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장 박씨 등은 공사 편의를 봐주는 등의 대가로 함씨 등으로부터 9,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의 수사의뢰를 받아 이번 비리를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철도시설공단이 부당 지급한 공사비를 회수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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