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성악가 처치 “당신은 독재자”
트위터에 조롱 이모티콘 남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축가를 불러줄 ‘가수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진행되는 취임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요청하는 가수들마다 거절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하는 등 잇따라 ‘퇴짜’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성악가 겸 영화배우 샬럿 처치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트위터에 “당신 참모가 취임식 축가를 요청했지만 조금만 검색을 해봐도 내가 당신을 독재자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안녕(bye)”이라고 글을 남겼다. 특히 글 말미에 웃고 있는 대변 모양의 이모티콘 4개를 더해 조롱의 메시지까지 담았다.
앞서 엘튼 존, 진 시먼스, 가스 브룩스 등도 모두 트럼프의 요청을 거절했다. 록 그룹 ‘비치 보이스’는 지난달 CNN에 “취임식 공연에 관한 초청 연락을 받았지만 참여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오디션프로그램 스타 레베카 퍼거슨도 최근 흑인 노예제에 저항한 노래 ‘스트레인지 프룻(Strange Fruit)’을 부르게 해주면 취임식 축가 초대를 수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요청이 오더라도 거절할 것임을 표시한 것이다.
유명 가수들이 요청을 거절하자 트럼프는 지난달 말 트위터를 통해 “소위 ‘A급’ 유명인사가 아닌 국민이 오길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에 거절의사를 밝힌 것은 가수뿐만이 아니다. 할리우드 배우들도 가세하고 있다.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은 최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사실상 트럼프를 향해 쓴소리를 했고, 이에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스트립은 과대평가된 배우”라며 “힐러리 클린턴의 아첨꾼”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반면 2009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비욘세, 어리사 프랭클린, 제임스 테일러, 브래드 페이즐리, 얼리샤 키스 등 당대 톱스타들이 대거 무대를 채워 트럼프 취임식과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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