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산업도 반도체 산업처럼 생산 전문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바꿔 놓겠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약ㆍ바이오 투자 설명회인 제35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사장이 강조한 새 패러다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전문 기술을 갖춘 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가 생산을 전담하고, 제약사는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한 기업이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진행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절감돼 환자들에게 품질 좋은 약을 합리적 가격으로 더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
김 사장이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한 것은 바이오의약품의 성장성 때문이다. 화학물질을 합성한 화학의약품과 달리 생체 유래 물질을 이용해 만든 바이오의약품은 난치병이나 중증질환에 효과가 높고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8.7% 성장해 2020년 세계 시장 규모가 2,7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개발이나 생산 과정이 훨씬 까다롭다.
김 사장은 “글로벌 제약사와 약 29억달러 어치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15개 이상의 기업들과 추가 공급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자체 공장이 없는 바이오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생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가면역항암제 시장이 확대되고 알츠하이머병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개발이 가속화하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플랜트 설계, 건설, 운영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 플랜트에 독창적인 설계 기술을 적용해 투자비를 동종 업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였고, 설계부터 검증까지 걸리는 시간을 40% 단축했다.
글로벌 투자회사 JP모건이 전 세계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을 초청하는 이 컨퍼런스에는 매년 40여개국, 1,50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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