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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기문 귀국에 술렁이는 정치권의 모습이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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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기문 귀국에 술렁이는 정치권의 모습이 볼썽사납다

입력
2017.0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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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정치권이 온통 술렁거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그다. 한국인 최초의 유엔사무총장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앞세워 귀국과 동시에 대선 판에 뛰어들기로 했으니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체성이나 노선, 정책의 공통기반은 도외시한 채 정치공학적 계산에만 급급한 정치권의 모습은 볼썽사납다.

국민의당 주변에 무성한 ‘뉴 DJP연합론’만 해도 그렇다. 과거 김대중(DJ)ㆍ김종필(JP)의 호남ㆍ충청연합으로 정권을 창출했듯이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반 전 총장과 호남 중심의 국민의당이 손잡아 대선승리를 꾀하자는 다분히 정치공학적 발상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원내대표는 10일 자신이 뉴 JP연합을 언급했다는 보도는 부인하면서도 반 전 총장의 지인으로부터 반 총장이 뉴 DJP연합과 국민의당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에서 분당해 나온 바른정당의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뉴 DJP연합 가능성에 관심을 표시하며 합류 여지를 내비쳤다.

새누리당 역시 인명진 비대위 체제의 인적 청산 등 당 쇄신 성과에 따라 변수가 있지만 반 전 총장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충청지역 의원들이 탈당해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잠정적 세력화를 모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10일 오후 열린 반 전 총장의 팬클럽 ‘글로벌시민포럼’의 공식창립대회에는 범 여권 현역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 등 유력 대선주자가 즐비한 민주당은 반 전 총장 견제에 여념이 없다. 문 전 대표가 반 전 총장 귀국 하루 전인 11일 그의 고향인 충북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 한 사람의 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반 전 총장 영입을 통해 제3 지대론 불을 지피려는 움직임에 대해 1990년의 ‘3당 야합’과 같은 잘못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기대선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유력 대선후보감이 빈약한 정당이나 정치세력이 아직 국내에 확고한 정치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반 전 총장을 끌어당기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아무런 원칙 없이 이합집산에 골몰하는 모습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정치혐오를 부추긴다. 더구나 유엔결의안에는 유엔사무총장 퇴임 직후에는 회원국의 어떤 정부 직위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 그럼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반 전 총장 영입 경쟁을 벌이는 꼴을 국제사회는 또 어떻게 볼 것인지 영 찜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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