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7위… 특허분쟁 효과적 대응 위해 美 특허 주력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미국에서 특허 취득 건수가 많은 기업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105년 역사의 미국 IT 기업인 IBM이었고, LG전자도 7위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10일 미국 특허조사업체인 IFI(IFI Claims Patent Service)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에서 5,518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전년보다 8.8%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11년 연속 2위를 지키고 있다.
IBM은 24년째 1위 수성에 성공했다. IBM은 지난해 유일하게 7,000건 이상의 특허를 취득하더니 올해는 8천88건을 기록했다. 하루에 22건의 특허를 취득한 셈이다.
IBM은 매년 연구개발(R&D)에 54억 달러가량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미국에 쏠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과 인지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만 2,700건 이상의 특허를 취득했다.
캐논과 퀄컴이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고 5위는 구글이었다. 6∼10위는 인텔, LG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 TSMC, 소니가 순서대로 차지했다.
특허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선전은 지속적인 R&D(연구개발) 투자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R&D에 14조8,400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11조1,000억원을 집행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특허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메모리, 시스템LSI 등에 관한 것이다. 현재 전략사업·제품에 쓰이고 있거나 향후 활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특히 미국 특허에 집중하는 것은 특허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주요 기술기업이 포진한 미국 시장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특허 분쟁을 벌이는 주요 무대다. 지난해 5월 삼성전자가 자사의 특허 11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낸 중국 기업 화웨이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스마트폰 등 하나의 완제품에는 수만 개의 특허가 포함돼 있다. 이 중 한 개가 침해 소송이 걸려도 제품 판매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특허 분쟁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여기에 특허 선점으로 선행 기술을 확보,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 경쟁사를 견제하는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복안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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