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베트남 영화 축제가 서울 중심부에서 펼쳐진다.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에서 열리는 ‘2017 베트남 필름 데이’는 최신 베트남 수작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한국과 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와 베트남 영화국이 공동 주최하는 이 영화제에선 현대 베트남을 대표하는 영화 3편이 무료 상영된다.
개막작 ‘초록 들판의 노란 꽃들’이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1989년 베트남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두 소년과 한 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그린 성장드라마다.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2015년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내달 열리는 제8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부문에 베트남 영화 대표로 출품되기도 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빅터 부 감독은 베트남계 미국인으로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으로 꼽힌다.
13일에는 부모의 뜻에 따라 열 살에 정략결혼을 하게 된 소녀 옌의 파란만장한 시집살이를 그린 ‘옌스 라이프’가 상영된다. 지난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월드프리미어필름페스티벌 경쟁 부문에 초청돼 최고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감독과 주연배우는 직접 한국을 찾아 무대인사를 가질 예정이다.
마지막 14일에는 ‘꾸옌’이 관객을 만난다. 러시아에서 인정받는 교수와 그 부인이 더 나은 삶을 찾아 독일로 밀입국하지만 낯선 나라에서 또 다른 고난을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영화제 기간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베트남 영화 촬영장소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리며, 13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감독과 프로듀서, 배우들이 양국간 영화산업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토론회를 갖는다.
12일 개막식에선 개막작 상영 외에도 베트남 유명 배우와 2016 미스코리아가 모델로 참여하는 양국 전통의상 패션쇼 등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아이돌그룹 오프로드가 지난해 하노이국제영화제에 참여한 인연으로 이번 영화제에서 홍보대사로 활약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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