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올해에는 선거 승리에 초점을 맞춘 선심성 경제공약이 부각되는 ‘폴리코노미’(Poli-conomy)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인구 감소가 지진과 같은 충격을 몰고 오는 ‘에이지 퀘이크’(Age-quake)도 본격화하고, 한국 경제가 실질적 성장을 못하는 ‘뉴 뉴트럴(New Neutral) 상태’에 진입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찾는 불황형 소비 역시 확산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년 국내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내 놨다. 보고서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선심성 공약을 내놓으면서 경제가 정치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폴리코노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코노미는 정치(politics)와 경제(economy)를 뜻하는 영단어의 합성어다. 다만 조기 대선 국면이 될 경우 준비가 미비한 공약을 검증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급증한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경기부양책에도 경제가 좀처럼 활력을 못 찾는 뉴 뉴트럴 시대에 진입하고, 그로 인해 가격 대비 성능 등 경제성을 중시하는 불황형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경제적 어려움에 경제주체들이 각자도생을 꾀하면서 이기주의가 심화하고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는 ‘빅 아이(Big I) 스몰 위(Small We)’ 분위기도 심해질 것으로 점쳐졌다.
연구원은 또 인구가 줄고 고령화하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주는 ‘에이지 퀘이크’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는 지난해 3,76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부터 줄기 시작해 2040년 2,943만명, 2065년에는 2,062만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3.8%로,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 이상) 진입도 목전에 두고 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 감소ㆍ고령화는 잠재성장률을 낮추고, 소비ㆍ투자 위축과 노동생산성 하락 등 다양한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외에도 ▦6자 회담에 참석한 국가 간 이해충돌로 북한 핵 문제 해법 난항 ▦창조경제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원천 논의 활발 ▦잇단 재난ㆍ사고로 안전경제 부상 ▦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IoT) 등 제조업의 서비스 영역 확대 ▦저성장 국면 속에 과도한 교육투자가 지속되는 에듀 버블 등을 올해 주목해야 할 경향으로 꼽았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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