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공공지원금 공모와 공공극장 대관에서 탈락한 것으로 여겨지는 연극인들이 광화문광장에 가설극장을 직접 만들었다. ‘광장극장 블랙텐트’로 이름 붙인 이 극장은 폭 8m, 길이 18m, 높이 5.5m 최대 150석 규모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극단 고래의 이해성 대표 등 연극인들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근혜 정부에서 연극인들은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을 빼앗겼다. 블랙리스트와 예술검열은 연극인들에게 무대를 빼앗고 관객들에게 공론장으로서 공공극장을 빼앗았다”며 “광화문 광장에 ‘광장극장 블랙텐트’를 세우고 박근혜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연극인들은 이어 “공공극장이 거의 외면했던 세월호 희생자,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각종 국가범죄 피해자들, 해고 노동자를 비롯하여 자본에 박해 받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며 “이곳은 새로운 나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공동체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함께 만나는 또 다른 광장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시민 여러분과 함께 연극과 극장의 공공성을 기초부터 다시 배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광장극장은 10일 오후 4시 개관식을 열고, 13일 오후 8시 개막 공연을 펼친다.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극단 고래의 ‘빨간시’(16~20일·작연출 이해성)를 시작으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그와 그녀의 옷장’(23~24일·작 오세혁, 연출 김태현), 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의 ‘검열언어의 정치학 : 두 개의 국민’(1월 31일~2월 3일ㆍ작 연출 김재엽) 등을 잇달아 선보인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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