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장녀 이반카가 이달 말 이웃 사촌이 됩니다. 오바마케어 폐지, 대(對) 러시아 정책 등에서 신ㆍ구 권력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워싱턴의 경우 상류층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거주할 수 있는 주거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이반카는 각각 워싱턴의 갑부와 해외 공관이 밀집한 칼로라마 구역의 호화 주택으로 이사할 예정인데, 직접 가 봤더니 두 집 사이의 거리는 직선 거리로 200m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난 5일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5분 거리인 두 집을 직접 찾았는데, 모두 새 주인을 맞이하기 위한 수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먼저 이반카 트럼프가 남편과 함께 이사올 집을 찾아갔습니다. 이 집은 트레이시 거리 2449번지 건물 전체가 하얗게 칠해진 집입니다. 지난해 12월 550만달러(66억원)에 소유권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반카 부부가 직접 구매한 건지 아니면 새 집주인으로부터 세를 얻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638㎡(192평) 면적의 3층 건물로 침실이 6개, 거실ㆍ부엌 등이 갖춰진 집이라고 합니다. 주택 수리업체 밴 차량이 집 앞에 주차된 것으로 보아 새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대대적인 내부 수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반카 집 앞의 트레이시 거리 언덕 길을 70m 가량 내려가면 벨몬트 거리가 나옵니다. 두길 교차점에서 우회전해서 150m 정도 걸어가면 ‘벨몬트 거리 2446번지’가 나옵니다. 면적 761㎡(230평)의 3층 붉은 색 벽돌집인데 바로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집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간 여느 퇴임 대통령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에 머물기로 한 건 막내 딸 사샤가 시드웰프렌즈 고등학교 9학년에 재학 중이기 때문입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언론보좌관을 지낸 조 로커트 소유의 집인데 가격은 730만달러(87억원) 정도로 평가됩니다. 오바마 가족은 이달 말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장비가 동원되고 인부들이 집 앞 정원과 계단을 고치는 등 막바지 수리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삽집을 하던 인부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살 집이 맞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 오바마 대통령 집을 내가 고치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웃이 된 오바마와 이반카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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