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ㆍTV 부문도 힘 못써
4분기 영업이익 353억 적자로
LG전자가 적자로 돌아섰다.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휴대폰 사업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탓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4조7,819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4조5,601억원)보다 1.5%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53억원 적자를 냈다. LG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5,846억원) 생활가전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3분기(2,832억원) 반토막으로 줄어든 데 이어 결국 4분기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평균(영업이익 1,100억원)보다도 훨씬 낮은 성적이다.
적자가 난 결정적 요인은 휴대폰 사업 때문이다. 휴대폰 부문은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액이 4,364억원까지 확대됐다. 4분기에는 전략 스마트폰 ‘V20’가 실적을 개선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V20마저 흥행에 실패하며 결국 3분기보다도 적자폭이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실적을 지탱해 줬던 생활가전 부문과 TV 부문도 4분기에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오른 TV 패널 가격이 10월부터 비용에 반영되기 시작한 데다 4분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성수기를 맞아 마케팅 비용을 늘리며 이익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LG전자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자동차 부품 사업 역시 소폭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당장 상반기에는 주력 제품인 가전과 TV가 계절적 비수기에 들어간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상실한 상황이어서 1분기 출시될 전략 스마트폰 G6의 성공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G6가 흐름을 바꿀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내달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 예정인 G6는 조립형(모듈형) 구조를 완전히 버리고 배터리 일체형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말 단독 대표이사를 맡은 조성진 부회장이 휴대폰 사업을 얼마나 되살리고 실적을 회복시킬 지도 주목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G6는 품질ㆍ원가ㆍ유통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