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에 가짜뉴스ㆍ역정보까지”
트럼프 최측근 NSA 국장 등
상원 청문회 출석해 한목소리
국가정보국(DNI), 국가안보국(NSA), 국방부 등 미국 정보당국 수장들이 일제히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확신했다. 특히 이들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도 포함돼 있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부인하고 있는 트럼프의 향후 태도가 주목된다.
제임스 클래퍼 DNI 국장, 마이클 로저스 NSA 국장 겸 사이버 사령관, 마르셀 레트라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등 3명은 5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가 진행한 러시아 해킹 청문회에서 “러시아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캠프 인사들의 이메일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청문회 직전 군사위에 제출한 공동 서면증언에서도 “러시아가 지난해 대선 때 해킹을 통해 미 정치에 개입했다는 정보당국의 조사결과를 지지한다”면서 “러시아 최고위급 관리들만이 그런 데이터 절도 행위를 승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청문회에서 클래퍼 국장은 러시아 해킹 활동을 승인한 인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목한 뒤 “내주 러시아 해킹 증거가 담긴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킹은 러시아의 대선개입 시도 중 일부분에 불과하며 여기에는 역정보, 가짜뉴스, 전통적인 홍보기법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러시아가 미 대선 전반에 개입했다는 정보당국 공통의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이들 고위급 인사 3명의 증언은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의 해킹 의혹을 부정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로저스 NSA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측근으로, 한때 차기 DNI 국장으로까지 거론되던 인물이다. 트럼프는 그간 “러시아 해킹 의혹은 우스운 얘기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를 두둔해 왔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러시아 고위 관료들이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러시아의 승리로 받아들이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 관료들이 선거 결과에 대해 자축하는 대화 내용을 포착해 입수했다. WP는 “러시아 관료들은 트럼프 당선을 반겼고, 이는 러시아가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을 목표로 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러시아는 단순히 미국 대선을 방해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러시아 외교 정책과 보조를 맞출 후보가 당선되도록 판세를 기울게 하려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