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41ㆍ사진) 대한항공 총괄 부사장이 대한항공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고 조중훈 창업주가 세운 한진그룹은 조 회장에 이어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조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33) 대한항공 전무도 전무B에서 한 단계 높은 전무A로 승진하며 경영 참여 폭을 넓히게 됐다.
한진그룹은 6일 조 사장 승진 등을 포함한 2017년 정기 임원인사를 오는 11일 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승진자는 사장 3명, 부사장 2명, 전무A 5명, 전무B 7명, 상무 17명, 상무보 19명 등 총 53명에 달했다. 예년과 비교할 때 큰 폭의 인사다.
이번 인사로 2010년부터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지창훈 사장은 비상근 고문으로 물러나고, 조원태 사장이 CEO를 맡아 대한항공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조 사장은 인하대 경영학과와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차장으로 입사했다. 1년 뒤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9년 여객사업본부 본부장(상무) 2011년 경영전략본부장(전무) 2013년 화물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지난해 총괄부사장으로 올라선 지 꼭 1년 만에 사장 자리에 앉았다.
한진그룹은 국적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을 보다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쇄신하기 위해 40대 초반인 조 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한진 관계자는 “조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조직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글로벌 항공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조 사장 외에도 강영식 대한항공 부사장을 한국공항 사장으로 승진ㆍ임명했고, 원종승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오너가인 조현민 전무도 젊은 나이에 부사장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까지 올랐다.
이례적으로 큰 폭의 승진 인사는 조원태 사장 체제로의 변화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 관계자는 “지난해 대한항공의 실적 등을 고려해 임원 승진 대상을 확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4,6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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