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만나 팀 우승에 힘을 모았던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역전의 용사’들이 어느덧 30대 아저씨가 돼 다시 만났다.
2009~10시즌 우승 주역 양동근(36)과 함지훈(32)이 팀의 중심을 잡고 최강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김효범(34)이 지난 4일 트레이드로 전주 KCC를 떠나 친정으로 돌아왔다. 2010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서울 SK에 둥지를 틀었던 김효범은 KCC를 거쳐 7년 만에 양동근, 함지훈과 재결합했다.
김효범은 2005년 해외동포선수 자격으로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전체 2순위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개인 플레이에 익숙했던 탓에 첫 두 시즌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지도 아래 2007~08시즌부터 슈터로 기량을 꽃피웠다. 그리고 2009~10시즌 챔피언 결정전 6경기에서 평균 11.33점 2.3개의 3점슛을 꽂아 우승에 일조했다.
최근 하락세에 접어든 김효범이지만 좋은 추억이 많은 모비스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효범은 손목 부상에서 회복한 양동근과 같은 날 코트를 누빈다.
지난해 10월 개막전에서 왼 손목 골절상으로 재활에 매달렸던 양동근은 7일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 복귀한다. 김효범도 이날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주장 양동근이 없는 사이 고군분투했던 함지훈은 이제 더 이상 코트에서 외롭지 않게 됐다.
양동근의 복귀는 모비스에 천군만마와 같다. 양동근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지난 5일 창원 LG전에서 잘 나타났다. 모비스는 경기 내내 앞서다가 막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유재학 감독은 “리더가 없으니까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매 쿼터마다 마무리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6일 현재 12승14패로 5할 승률에 못 미치고 있는 유 감독은 ‘양동근 효과’를 기대했다. 그는 “(양)동근이가 비시즌에도 햄스트링이 올라와서 운동을 많이 못하고 시즌을 시작했었기 때문에 지금 경기력이 얼마나 올라왔을 지는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양동근이 돌아오면 안정감이 생기니까 이전보다 나아질 것이다. 분위기가 바뀌는 부분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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