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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도요타, 멕시코 공장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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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도요타, 멕시코 공장 안돼”

입력
2017.01.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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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등 국내기업 이전 막더니

‘美 우선주의’ 무차별 간섭 나서

통상마찰 넘어 외교 문제 가능성

기아차·삼성전자·포스코 등

“불똥 튈라” 초긴장 속 예의 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워싱턴DC=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워싱턴DC=AP 연합뉴스

포드자동차의 생산라인 멕시코 이전을 무산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에는 일본 도요타를 정조준했다. 대미 수출용 자동차 공장을 멕시코에 세울 경우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 이는 자국 기업을 넘어 외국 기업의 공장 건설까지 간섭하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멕시코에 공장을 세운 기아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도요타 자동차가 멕시코 바자에 미국 수출용 코롤라 모델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는데 절대 안 될 일”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도요타는 2015년 4월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를 투자해 멕시코 과나후아토주에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일정상으로는 오는 2019년부터 멕시코에서 연간 20만 대를 생산하는 것으로 돼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기업이 아닌 외국 기업의 경영활동까지 간섭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통상 마찰을 넘어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요타는 아직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도요타 주가는 0.5%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줄기차게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선 승리 후엔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기업 포드의 켄터키 ‘링컨MKC’ 모델 조립라인과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의 인디애나 공장의 멕시코 이전 계획을 백지화시켰다.

국내 기업의 멕시코 투자/2017-01-06(한국일보)
국내 기업의 멕시코 투자/2017-01-06(한국일보)

포드는 지난 3일 16억달러 규모의 멕시코 산루이포토시 소형차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미시간 주 플랫록에 7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기계부품 제조업체 렉스노드와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공장 해외 이전 계획도 저지하기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는 최근 “GM은 멕시코에서 만든 ‘셰비 크루즈’를 미국의 판매점에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며 “미국에서 생산된 게 아니면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GM은 지난해 6월부터 소형 승용차 크루즈를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완공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뻬스께리아시의 공장 전경.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완공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뻬스께리아시의 공장 전경. 기아자동차 제공

트럼프가 외국 기업을 상대로 포문을 열면서 멕시코를 북미 공략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 9월 누에보레온주에 연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완공한 기아차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포드와 도요타 공장은 멕시코 신규 투자여서 이미 완공된 공장들과는 차이가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부터 유독 멕시코에 있는 대미 수출용 자동차 공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멕시코 투자는 완료됐고 추가로 공장을 지을 계획도 없어 포드나 도요타와는 사정이 다르다”며 “후보자 때 공약한 멕시코 생산 자동차 관세 35% 부과 공약이 이행될 지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트럼트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하기 어려워 멕시코에 공장을 가동중인 다른 기업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자동차 강판 공장 4곳을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는 미국 직접 수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대미 수출 위축으로 강판 판매가 감소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멕시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 등 2곳에 냉장고와 TV 생산공장이 있는 삼성전자도 ‘트럼프 불똥’이 튈지 몰라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기아차나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따라 멕시코에 진출한 협력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멕시코 생산 제품에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도 고관세를 피하기 어려워진다.

재계 관계자는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둔 우리 기업들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할 처지로 몰렸다”며 “이제 미국 시장을 보고 멕시코에 신규 투자할 기업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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