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중에 발음이 유별난 경우 lazy accent, uneducated, thick하다고 지적 받는다. 여기서 lazy는 게으르단 뜻이 아니라 각 음절을 대충 얼버무리는 것을 말한다. 모음의 경우에는 전혀 다른 발음을 하기도 한다. Supermarket을 ‘수퍼마켓’이라고 하면 젊은 사람, ‘슈퍼마켓’이라고 발음하면 구식 영어를 사용한다는 인식이 있다. 유사한 사례로 super- Tuesday, mature등의 단어에서 ‘수퍼’, ‘투스데이’, ‘머투어’라고 발음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Lazy accent는 영어의 다양성과 개인차에서 나온다. 오늘날 영어 사용 국가가 많아지면서 유일무이한 영어는 의미가 없어졌다. 현지화된 영어를 포함시키는, 다양한 영어라는 의미의 Englishes 같은 복수형이 따른다. 특정 국가의 영어가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각자의 영어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문법이나 발음, 어휘에서도 미국과 영국 영어의 98% 이상이 똑같고 일부만 다를 뿐이다. 이 작은 차이에서 어떤 영어는 uneducated이고 어떤 발음은 lazy accent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인들은 호주 영어를 lazy English라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doing going 등의 발음에서 호주 영어는 마지막 g 발음을 생략한 채 doin’ goin’처럼 ‘두인 고인’식으로 발음한다. 원음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호주 영어를 술 먹고 발음하는 것 같다(The Australian was created by drunks 혹은 Drinking made lazy Aussie accent)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New York 시민들이 humor를 ‘유머’라고 발음하고 huge도 ‘휴지’보다는 ‘유-지’에 가깝게 발음하는 것은 h 발성을 생략하는 현상이다. 외지인이 듣기에는 이것도 일종의 lazy accent다. 원어민 중에 not yet의 발음을 ‘낫 엣’이 아니라 ‘낱쳇’처럼 발음하거나 last year도 ‘래스트 치어’처럼 발음한다면 그것이 바로 lazy accent다.
영어에서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독일어도 독일에서 쓰는 독일어가 있고 오스트리아의 독일어가 있다. 프랑스어도 프랑스 본국의 프랑스와 캐나다 Quebec의 프랑스어는 조금 다르다. 포르투갈어도 자국내의 Portuguese가 있는가 하면 브라질에서 쓰는 포르투갈어는 다르다. 언어 종주국에서 보면 현지에서 발전한 언어는 lazy accent처럼 들리기도 하고 제3의 발음으로 볼 수도 있다. 영어는 이미 500여 년 전에 표준화 과정을 거쳤다. 그렇다고 해서 현지에서 변이된 발음을 표준어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언어는 끊임없이 변하는 속성을 가졌는데 표준이라는 잣대가 그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떠한 기준에 따라 사투리 혹은 lazy accent라고 하는가라는 반론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Schedule를 ‘스케쥴’로 발음하는데 영국에서는 ‘쉐쥴’로 발음한다. 한국에서는 미국 발음을 선택하고 있다. 그렇다고 영국식을 비표준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Mature의 발음에서 ‘머츄어’냐 ‘머투어’냐의 문제, Tuesday가 ‘튜즈데이’냐 ‘투즈데이’냐의 문제도 같은 이야기다. Due date는 ‘듀 데이트’인지 ‘두 데이트’인지로 갈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 않은 장래에 you를 ‘유’대신 ‘우’라고 발음하고 music을 ‘뮤직’이 아닌 ‘무직’이라고 할 지도 모른다. 영어를 배울 때는 전통 발음을 우선으로 하고 trend와 대중적 지지가 있는 발음을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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