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이요? 저희는 오히려 일손이 부족합니다.”
지난해 주요 저축은행들이 채용 규모를 예년보다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몸집 줄이기에 바빴던 것과는 정반대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 수가 800여명인 OK저축은행은 지난해 한 해에만 대졸공채 100명, 고졸채용 200명 등 총 300명을 새로 뽑았다. 2015년 신규채용(150명)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퇴직자 수는 4명에 그쳐 전체 임직원 수는 269명 순증했다.
웰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도 각각 지난해 예년 수준을 웃도는 120명, 50명을 신규 채용했다. 저축은행 업권 전체(79곳)를 놓고 봐도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임직원 수는 8,940명으로 전년 대비 6.2%(525명)나 증가했다.
반면 1금융권인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적게 뽑고 많이 내보내며 몸집 줄이기에 열을 올렸다. 주요 은행들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도 2015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저축은행의 이런 몸집 불리기는 자산 규모 증가에 따른 것이다. 작년 9월말 저축은행권 총 자산(49조9,000억원)은 2015년 말보다 13.7%(6조원)나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와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로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이 모바일뱅킹 등 핀테크(금융+IT) 개발에 속속 뛰어드는 것도 채용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다만 저축은행들의 이런 채용 호시절이 올해도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정치권의 최고금리 인하 움직임 등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여건이 나쁘다”고 전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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