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어디에 두었더라?
뾰족한 귀와 긴 꼬리를 가진 청설모 한 마리가 경주 계림 숲의 나무에 올라 먹이를 찾고 있다. 다람쥐 과에 속하는 청설모는 겨울엔 진한 갈색, 여름에는 회백색으로 두 번 털갈이를 한다. 변하지 않는 건 언제나 흰색인 배밖에 없다.
도토리를 즐기는 다람쥐와 달리 잣이나 밤 등 딱딱한 것을 즐기는 녀석은 겨울잠이 별로 없어 활동량이 많다. 공간 기억력도 꽝이라 땅 속이나 나무구멍에 저장해둔 식량도 잘 잊어버린다. 산길을 따라 어린 잣나무가 띄엄띄엄 자라 있는 것을 본다면 이는 고맙게도 청설모의 작품일 확률이 많다.
힘차게 열심히 나무를 타다 보면 지난 여름 숨겨둔 보물 식량을 찾을지도 모를 일이다.
왕태석 멀티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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