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이클 타는 노인 ‘105세 이상’ 부문 세계 신기록 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클 타는 노인 ‘105세 이상’ 부문 세계 신기록 쓰다

입력
2017.01.05 14:47
0 0
로베르 마르샹(프랑스)은 105세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초고령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투르 드 프랑스 트위터
로베르 마르샹(프랑스)은 105세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초고령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투르 드 프랑스 트위터

100세를 훌쩍 넘긴 프랑스의 한 노인이 1시간 동안 22km 이상을 달려 사이클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AP통신은 5일(한국시간) 로베르 마르샹(프랑스)이 105세의 나이로 파리 근교 생캉탱앙이브린의 경륜장에서 1시간 동안 22.547km(14마일)를 타 사이클 연령대 별 세계 기록을 새로 썼다고 전했다. ‘105세 이상’ 부문에서 마르샹이 기록한 성적은 세계 최초이자 최고 기록이다.

마르샹은 2012년에도 사이클 경기에 참여해 ‘100세 이상’ 부문 세계 기록도 가지고 있으며, 2014년에는 1시간 동안 25.749km(16마일)를 타기도 했다. 주최 측은 마르샹의 도전과 성취를 존중하기 위해 ‘105세 이상’ 부문을 특별히 신설해 그의 이름을 올렸다.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오자 관중들은 연신 “로베르”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마르샹은 경륜장 트랙을 92바퀴나 돌았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에 “10분이 남았다는 사인을 못 봤다. 그걸 봤으면 더 빨리 달렸을 것이고,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어 “챔피언이 되려는 게 아니라, 105세가 되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출전 이유를 설명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3년 전인 1911년, 프랑스 아미앵에서 태어난 마르샹은 스포츠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소방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고 1940년대 말 베네수엘라로 이주해 트럭 운전수를 했고, 이후에는 캐나다로 건너가 벌목공을 하기도 했다. 1960년대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 그는 생계를 위해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삶이 녹록하지 않았던 탓에 운동은 꿈꾸지 못했다. 마르샹이 처음 사이클을 시작했을 때, 그의 나이는 68세였다. 환갑을 훨씬 넘겨서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지만, 마르샹은 고령 사이클 분야 세계 기록을 경신하면서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마르샹의 코치이자 오랜 친구인 제라르 미슬러는 마르샹의 위대한 업적이 건강한 생활습관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마르샹은 과일과 야채를 자주 섭취하고 담배는 입에 대지도 않고, 매일 1시간 동안 규칙적으로 사이클 연습을 한다. 미슬러는 “마르샹은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지 않는다”며 “그는 밤 9시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6시면 일어나는 삶을 꾸준히 반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위해 목표를 세우는 게 마르샹의 성격”이라며 “그는 우리 모두에게 훌륭한 모범이다”라고 덧붙였다.

마르샹은 키 152cm, 몸무게 52kg으로 작은 체구를 가졌다. 어린 시절에는 체구가 작다는 이유로 동네 스포츠 클럽 담당자로부터 사이클을 포기하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미슬러는 “그 담당자가 오늘 마르샹의 모습을 본다면, 그는 자기 발로 자신을 걷어 차야 할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