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투어ㆍ대학강연 등 검토
“유엔 경험, 한국서 실천할 것”
MBㆍ김종인ㆍ손학규 회동 추진
반사모 8일 전국대회 출범식
‘오는 12일 귀국’을 공식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후 전국투어와 대학 강연정치 등으로 국민과의 소통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와 가까운 서울 마포에 사실상 대선 캠프를 꾸리는 반 전 총장은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접촉할 예정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회동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반 전 총장 측근은 4일 본보 통화에서 “귀국 초기에는 전직 유엔 사무총장 신분으로 국립현충원 참배와 3부 요인 예방 등 외교부가 진행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며 “정치권과는 좀 거리를 두고 국민들에게 다가간다는 원칙 하에 일정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일정으로는 전국투어와 대학 강연정치 등이 거론된다. 귀국 보고회도 고향인 충북 음성이나 충주에서 지역시민단체가 주축이 되는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 대권 주자로서 적극적인 행보는 자제할 방침이지만 물밑으로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 반 전 총장의 다른 측근은 “마포 사무실은 국회에서 멀지 않은 위치”라며 현역 의원들과의 활발한 접촉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명박 정부에서 일한 곽승준 고려대 교수, 이동관 전 홍보수석, 김두우 전 정무수석도 반 전 총장 주변에서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또 과거 살았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파트로 돌아가기 위해 친인척을 보내 집안 정리도 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캠프 합류가 점쳐지는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사당동이 지역구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반 전 총장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 전 총장 지지모임인 반사모는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이주영ㆍ정진석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대회 출범식을 갖는다. 반 전 총장의 대권 준비 차원에서 비밀리에 활동해온 정책포럼도 공개됐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김형오ㆍ정의화 전 국회의장, 한상대 전 검찰총장을 비롯, 200여명이 참여하는 ‘인망(人望)정책포럼’은 지난해 5월부터 북핵 위협, 한미 외교 등을 주제로 8차례 포럼을 개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 전 총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사무총장 공관을 떠나며 “12일 오후 5시30분쯤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귀국한다”며 “지금까지 경험하고 닦은 것을 한국에서 한 번 실천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빈곤연구 권위자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를 대동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전 미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의 산장에서 일주일 동안 휴식을 겸해 대권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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