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법원, 정유라 구금기간 연장
최씨, 정신적 충격 이유로 소환불응
유럽에서 도피행각을 벌이다 덴마크에서 체포된 ‘비선실세’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현지 고등법원에 석방을 요구했으나 기각됐다. 박영수(65) 특검팀은 정씨에 대한 본격적인 범죄인인도청구 절차에 돌입했다. 최씨는 구속된 상태에서 소환에 불응하면서, 새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할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4일 특검팀은 덴마크 사법당국이 정씨의 항고를 기각함에 따라 법무부에 범죄인인도청구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씨는 덴마크 올보르그 법원이 긴급인도구속청구를 받아들여 이달 30일까지 구금기간을 연장한 것에 불복해 항고했으나 덴마크 서부고등법원은 3일 오후(현지시각) 항고를 기각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정씨의 구금기간 연장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곧바로 범죄인인도청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미 정씨 체포영장에 대한 번역문 등 서류 준비는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최씨가 “정신적 충격”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지난 달 27일에 이어 재차 소환 조사를 거부하자 추가 영장청구 검토에 들어갔다. 최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지만 미르ㆍ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혐의(직권남용 등)에 대해 수사가 종결,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추가 수사를 위한 강제소환을 하려면 다시 법원의 영장 발부가 필요하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씨 측이 ‘(이미 기소된 재판 준비를 해야 하는데) 특검이 방어권을 침해한다’는 논리를 펼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기소 내용 외에 뇌물죄 등을 적용해 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 내에서는 강제소환 기한이 48시간인 체포영장보다는 구속영장(20일)을 청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씨 일가에 대한 삼성의 뇌물공여 혐의 등과 관련해 이미 확보한 증거만으로도 영장 발부 필요성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팀은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및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구치소 사방(감방)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서로 진술을 협의하고 있다는 단서가 확보돼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