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기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와의 불꽃 튀는 설전으로 화제를 뿌렸던 폭스뉴스 간판 앵커 메긴 켈리(46)가 NBC 뉴스로 옮긴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켈리는 폭스뉴스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올 7월 NBC로 이직한다. NBC에서는 주중 낮 시간의 토크쇼, 일요일 오후 뉴스매거진 프로그램 진행자로 뛰게 된다.
켈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함께했던 폭스뉴스 동료들을 그리워하게 될”이라면서도 “NBC뉴스에서 새로운 이들과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NBC 유니버셜 뉴스그룹의 앤드류 랙 회장은 “메긴은 매우 뛰어난 언론인이자 뉴스 앵커”라며 그와 함께 하게 일하게 돼 행운이라는 말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켈리는 트럼프와의 설전 이후 지난 10월 폭스뉴스와 연봉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연봉(1,500만 달러ㆍ약 170억원)보다 30% 이상 많은 2,000만 달러(약 230억원)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폭스뉴스 측은 켈리를 붙잡기 위해 인상된 연봉으로 협상에 임했지만 최종 타결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와의 설전으로 한층 높아진 인지도 덕분에 CNN과 ABC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기도 했던 켈리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NBC 뉴스를 택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그룹 루퍼트 머독 회장은 “12년간 함께한 켈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축하를 전했다.
변호사 출신인 켈리는 2004년 워싱턴에서 폭스뉴스에 기자로 입사했다. 2010년 자신의 이름을 건 쇼를 진행하게 됐고,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서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며 대표 앵커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11월 자서전 ‘더한 것에 만족하라(Settle For More)’로 로저 아일스 전 폭스뉴스 대표의 성추행을 고발한 켈리는 같은 해 7월 아일스 전 대표의 성추행을 폭로하기도 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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