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으로 만난 남성과 술을 먹은 뒤 음주운전을 유도하고, 고의로 사고를 유발해 합의금을 뜯어 내려 한 20대 여성과 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중부경찰서는 4일 음주운전자가 모는 차에 고의로 부딪친 뒤 합의금을 요구한 혐의(음주운전 방조ㆍ사기미수)로 A(20ㆍ여)씨와 B(19)ㆍC(21)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9일 오전 1시 3분쯤 랜덤채팅으로 만난 남성과 술을 마신 뒤 집에 데려다 달라며 음주운전을 하도록 한 뒤 대전 중구 한 골목길로 유인했다. 이 곳에서 미리 기다리던 B씨는 차량이 약속한 장소에 다 왔다는 A씨의 연락을 받고 자전거로 차량에 일부러 부딪쳤다.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기다리던 C씨는 사고 직후 B씨의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 음주운전을 문제 삼으며 “합의금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골목길로 차량을 유인하고, 갑자기 자전거가 고의로 부딪친 것 같다고 생각한 피해자가 112에 “음주운전사고가 났다”고 신고하는 바람에 A씨 등은 돈을 뜯어내는데 실패했다.
A씨 등은 이틀 뒤 또 다른 남성을 유인해 같은 수법으로 돈을 뜯어내려다 되레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두 번째 사고 당일 운전자가 도망가자 112에 직접 신고했지만 유사한 사고가 잇따르는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추궁을 받자 결국 “합의금을 받아내려고 고의 사고를 냈다”고 자백했다.
경찰조사결과 랜덤채팅으로 알게 된 A씨와 C씨, C씨의 후배인 B씨는 유흥비를 마련키 위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랜덤채팅은 익명성 때문에 각종 범죄행위에 노출돼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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