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많이 자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인이라면 하루 수면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아야 적당하다는 게 연구진의 권고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팀과 김홍배 명지병원 교수 팀이 4일 공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수면시간이 8~9시간 이상인 사람은 7~8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성이 4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까지는 아니지만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등이 떨어지는 경증인지장애 발병 위험 역시 수면시간이 긴 집단이 38%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2009~2016년 수면시간과 인지기능 저하의 관련성을 역학 조사한 국제학술지 논문 10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로, 지난달 유력 국제학술지 ‘신경역학(Neuroepidemiology)’ 온라인 판에 실렸다.
책임연구자인 명 교수는 “수면시간과 인지장애 사이에 관련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잠을 오래 자면 염증 관련 생체지표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긴 수면시간이 뇌에 염증 반응을 촉진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 교수는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지난해 2월 성인(26~64세)의 적정 수면시간을 7~9시간으로 제시했는데,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치매 예방을 위해 이를 7~8시간으로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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