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청장 시절 사업 인허가
새누리당 배덕광(69ㆍ해운대을) 의원이 엘시티 비리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현역의원 가운데 처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4일 배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쯤 검찰청사에 도착한 배 의원은 기자들에게 “(해운대구청장 재직시절) 엘시티 허가를 내 준 것은 맞지만 특혜나 금품비리에 연루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배 의원이 시행사 이영복(67ㆍ구속 기소) 회장으로부터 엘시티 사업에 편의를 봐달라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앞서 배 의원의 자택과 부산 지역구사무실, 비서와 관련자 자택 등 5곳을 압수수색하고 이를 토대로 배 의원을 압박했다. 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중국 유명 서예가의 작품 한 점을 어떤 경위로 취득했는지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서예가는 2010년 유엔총회 당시 유엔본부에서 ‘화평(和平)’을 주제로 서예전을 열 정도로 명성을 가진 작가로 2014년 9월 엘시티 시행사와 당시 시공사인 중국건축 후원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서예작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검찰은 또 배 의원이 2004년부터 10년간 해운대구청장을 지냈고 이 시기 엘시티 사업의 인허가 행정조치가 이뤄진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배 의원은 앞서 지난 달 29일 검찰의 출석 통보에 의정활동을 이유로 불응했다가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된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이밖에 검찰은 이날 이장호(69) 전 부산은행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이 회장의 광범위한 로비 의혹에 대해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부산은행이 자금난을 겪던 엘시티 시행사 측에 소위 ‘브릿지론’ 형태로 2015년 1월 3,800억원을 대출해 준 것과 금융기관(주간사 부산은행)의 1조7,800억원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약정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진행해왔다.
특혜성 대출 의혹 수사라는 관측도 이 때문이다. 이 전 은행장은 2006~2012년 부산은행장, 2011~2013년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 회장, 2013~2015년 BNK금융지주 고문을 역임했다.
검찰은 5일 오전에는 엘시티 법인카드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기룡(60) 전 부산시 경제특보를 재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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