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석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넉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세달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2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3,711억 달러로 전달과 비교해 8억8,000만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등으로 미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달러화로 환산한 외화자산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자산 운용 수익이 늘었음에도 미 달러화 강세로 유로화, 엔화 등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중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호주달러화의 대미달러 환율은 모두 절하됐다. 유로화는 1.5%, 파운드화는 1.9%, 엔화는 3.5%, 호주달러화는 3.7% 절하됐다.
자산 유형별로는 국채와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ABS) 등의 유가증권이 전달보다 64억5,000만 달러 늘어난 3433억3,000만 달러(92.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예치금은 183억7,000만 달러(4.9%)로 전월 대비 72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도입한 일종의 가상 화폐인 특별인출권(SDR)은 28억8,000만 달러(0.8%),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은 17억3,000만 달러(0.5%)로 집계됐다. 금은 47억9,000만 달러(1.3%)로 전달과 같았다. SDR은 금과 달러를 보완하기 위해 IMF가 도입한 일종의 가상 화폐다. IMF포지션은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게 되는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권리다.
11월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달에 이어 세계 8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줄곧 7위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는 지난 10월 순위가 한 단계 하락하며 홍콩에 7위 자리를 내줬다. 홍콩이 10월부터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에 신규로 포함하면서 홍콩의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중국이 3조516억 달러로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았고 일본(1조2,193억 달러), 스위스(6,858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5,383억 달러), 대만(4,343억 달러), 러시아(3,853억 달러), 홍콩 3,850억 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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