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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큰손’ 中 안방보험, 한꺼풀 베일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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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큰손’ 中 안방보험, 한꺼풀 베일 벗다

입력
2017.01.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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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장 점유율 낮아 해외진출 열성

동양ㆍ알리안츠 인수 노하우 흡수

한국을 해외 진출 전초기지 활용

회장이 덩샤오핑 손녀사위

자본의 배경 두고 온갖 루머 분분

국내 금융시장에서 중국 안방(安邦)보험의 세력 확장이 거침없다. 지난해 손에 넣은 동양생명을 통해 우리은행 지분 투자에 나서더니 최근엔 한국 알리안츠생명 인수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그런데 안방보험의 실체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조차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그 궁금증이 점점 더 증폭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을 통해 지배구조의 윤곽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분 구조상 안방보험 계열사의 최상위에 위치한 안방보험그룹(베이징 소재)은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총자산 규모가 442조9,601억원(연결 재무제표 기준)에 달한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신한금융이나 KB금융(약 48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덩치에 비하면 역사는 짧다. 안방보험은 2004년 안방손해보험으로 출발해 2010년 안방생명을 설립했고, 2012년엔 지주회사 격인 안방보험그룹을 세웠다. 주력 계열사인 안방생명은 총자산이 212조6,616억원으로 국내 최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약 242조원)과 비슷한 규모다. 안방생명은 2015년 10월 동양생명을 1조1,000억원에 사들인데 이어 작년 11월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민영화)에 참여해 지분 4%를 취득했다. 안방생명의 100% 자회사이자, 해외 금융계열사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안방그룹홀딩스(자산총계 103조8,674억원ㆍ홍콩 소재)는 한국 알리안츠생명을 독일 알리안츠그룹으로부터 300만달러(35억원)에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을 지난해 12월30일자로 마쳤다.

안방보험은 국제적인 큰 손이다. 2014년부터 피데아보험(벨기에) 피델리티&개런티생명(미국), 비바트보험(네덜란드), 나겔마커스은행(벨기에) 등 금융사를 잇달아 사들인 데 이어 부동산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안방보험은 미국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 등 미국 고급 호텔 10여곳을 이미 사들였거나 협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엔 일본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안방보험이 해외 진출에 열성을 보이는 것은 중국 보험시장의 한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인수보험, 평안보험 등 1,2위 사업자가 이미 시장을 틀어쥐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 내 사업 확장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중국 내 8~9위 사업자로 중국 내 점유율이 3~4%에 그친다.

안방보험이 금융사를 적극 인수하는 곳은 아시아권에선 아직까지 한국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중국보다는 발전된 한국 보험산업의 노하우를 흡수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과 함께 한국 시장을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보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해외 진출의 전초 기지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상장사인 안방생명은 올해 홍콩 증시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비밀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날 지는 미지수다. ‘초고속 성장 배경에 중국 정치권이 있는 것 아니냐’ ‘공격적인 인수합병은 자금 세탁 목적이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이 덩샤오핑(鄧小平) 전 국가주석의 손녀사위라는 점도 이런 추측에 힘을 싣는다.

금융당국은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낯선 중국자본이라고 무작정 경계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루머의 실체는 알 수 없지만 중국과 해외에서 건실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라 국내 금융사를 인수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중국 베이징 안방보험 사옥의 전경. 안방보험 홈페이지 캡처
중국 베이징 안방보험 사옥의 전경. 안방보험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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