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성장률 1%당 늘어나는 일자리 규모가 5년 만에 절반가량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2%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창출력마저 약화하면서 일자리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3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로 2.6%를 제시했고, 일자리 증가 규모는 26만명 내외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성장률 1%당 취업자 증가 규모는 10만 명 정도로 분석됐다. 지난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2.6%, 일자리 증가 폭이 29만 명 내외로 성장률 1%당 고용 증가 규모가 11만2,000명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더 떨어지는 셈이다.
이는 5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12년 우리 경제는 2.3% 성장하는데 그쳤지만 일자리는 무려 43만7,000개 늘어났다. 성장률 1%당 19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
우리 경제의 성장률 1%당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2005년 7만7,000명, 2006년 5만7,000명, 2007년 5만1,000명, 2008년 5만2,000명 등에 불과했다. 저성장 경제 구조로 변화하는 가운데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에는 0.7% 성장했지만 고용은 7만2,000명 감소했다.
이후 2010년 6.5% 성장에 32만3,000개의 일자리가 생겨 성장률 1%당 5만명으로 플러스 전환한 뒤 2011년 11만2,000명, 2012년 19만명, 2013년 13만3,000명, 2014년 16만2,000명 등으로 10만명대로 훌쩍 뛰었다. 성장률은 낮아졌지만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에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면서 고용창출력 역시 회복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2015년 2.6% 성장에 일자리 증가 규모는 33만7,000명에 그쳐 성장률 1%당 13만명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와 올해까지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10만명대가 위협받고 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고용창출력 둔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수출부진 등에 따른 제조업 인력감축이 지속되는 데다 청탁금지법 시행, 한계 자영업자 증가, 구조조정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 등의 부담요인이 더해지면서 고용시장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진단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일 기재부 시무식에서 “경기 둔화로 일자리 여건이 악화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삶이 더욱 고달파질까 걱정이 크다”며 “일자리 창출과 소득기반 확충 등을 통해 서민들의 고단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