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험과 성인용 통합보험보장
사망보험금ㆍ중증 질환 진단금 등
보장내용ㆍ보장금액에서 큰 차이
잔병치레 줄어드는 청소년기
15세부터 성인보험 가입 가능
어린이보험 연금저축으로 전환
계약수수료ㆍ사업비 떼지 않아 유리
올해 중3이 되는 혜령(15)양 엄마 김모(46)씨는 아이 앞으로 들었던 어린이보험을 최근 일반 통합보험으로 갈아타라는 보험사의 권유를 받았다. 5세부터 매달 6만원씩 내며 그간 실손의료비 등을 보장받았지만 혜령이가 중학생이 된 이후엔 감기나 장염 등 잔병치레가 줄면서 보험 혜택이 크지 않았다. 대신 앞으로는 수학여행이나 영어캠프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할 필요가 커졌다. 김씨는 “따져보니 어린이보험과 성인용 보험의 보장 내용 차이가 커 보험을 바꿀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어린이보험이 대중화된 지 10년 이상 지나면서 어린이보험 가입 대상인 자녀가 성인보험 가입이 가능한 연령인 15세 전후를 맞는 가정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사고와 질병 보장이 뒤섞여 있는 탓에 대부분 무심코 보험료를 내곤 하지만 따져보면 어린이보험과, 유사한 성격의 성인용 통합보험 사이에는 차이가 적지 않다. 또 같은 연금보험이라도 어떻게 납입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훗날 수령액의 차이가 커진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시기에 자녀를 위한 보험을 ‘리모델링’ 하는 것도 자산투자 못지 않은 재테크라고 지적한다.
15세부턴 성인보험 고려해야
현재 보험권에서 판매되는 어린이보험 대부분은 가입 가능 연령이 0~20세 안팎이다. 하지만 15세부터는 성인용 보험도 가입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어린이보험을 들고 있는 자녀가 15세 전후를 맞았다면 성인용 통합보험과 반드시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두 상품의 가장 큰 차이는 사망보험금 보장 여부다. 현행법상 15세 미만은 보험사기 등을 예방하기 위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어린이보험에선 사망보장을 받지 못하지만, 성인보험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암이나 뇌출혈 등 중증질병에 걸리더라도 보장금액이 더 높다.
실제 한 대형 손해보험사에 의뢰해 15세 청소년이 기존 어린이보험을 유지했을 경우와 통합보험에 새로 가입할 경우를 비교해 봤다. 보장내용, 보험료 등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통합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사망보험금(8,000만원)뿐 아니라 암 진단비 등 중증질병에 따른 보장금액이 어린이보험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많았다. 대신 통합보험에는 다발성소아암, 신생아뇌출혈 등에 대한 보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월 보험료도 통합보험이 어린이보험보다 다소 저렴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어린이 질병이나 사고가 적어지는 15세 이후에는 보장범위를 조정해 보험금이 높은 보험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15세 이전 암이나 백혈병, 중증소아질병에 걸린 적이 있거나 가족병력 등이 있다면 어린이보험을 유지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중증질병에 한번 걸리면 다시 보험에 가입하거나, 추가로 보험을 가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엔 보험료 갱신 없이 100세까지 보장해주는 상품들도 등장했다. 보장기간이 길기 때문에 보험료가 월 6만~10만원으로 30세 만기 상품(월 4만~8만원)보다 높지만 100세까지 암, 뇌출혈 등 중증 질병을 보장해주는데다 이후 연금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연금저축은 되도록 빨리 가입해야
연금저축보험은 흔히 노후 대비용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입시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돌려 받는 금액이 높아져 최근엔 ‘어린이 연금상품’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예컨대 각각 1세와 30세에 10년간 매월 10만원씩 보험료를 납입했다면 60세부터 매달 받는 연금은 각각 32만1,288원과 17만8,483원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일찍 가입할수록 장기거치가 가능해 그만큼 보험료 운용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보험개시 기간을 앞당겨 20세부터 학자금 등 교육자금이나 결혼자금으로 미리 연금을 당겨 받거나, 기존 어린이보험에서 연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 등 다양한 어린이 전용 연금보험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보험개시 기간을 앞당기거나 연금으로 전환할 때는 보험금 액수가 달라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기존 어린이보험에서 연금보험으로 전환하면 신계약수수료와 사업비 등을 떼지 않기 때문에 유리하고, 보장금액만큼 한번에 목돈을 거치할 수 있어 효과가 커진다. 반면, 납입기간이 끝나기 전에 연금으로 갈아타면 이미 낸 보험료보다 적은 금액이 연금으로 전환돼 손해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은 대부분 장기간 납부 상품이어서 조기에 환급 받거나 계약을 해지하면 오히려 손해일 경우가 있다”며 “신중하게 따져본 뒤, 적절한 시기에 다른 보험으로 갈아타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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