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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신화, 代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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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신화, 代 잇는다

입력
2017.0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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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명예회장 추대 2선으로

4남 강정석 회장 승진 ‘3세 경영’

드링크제 ‘박카스’ 신화를 이룬 강신호(90)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4남인 강정석(53) 동아쏘시오홀딩스 부회장이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동아쏘시오그룹이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1981년부터 35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강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강정석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인사를 2일 단행했다.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

강 신임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강중희 회장의 손자이자 강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이다. 중앙대(철학과 학사)와 성균관대(약학과 석사)를 졸업한 뒤 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경영관리팀장, 메디컬사업본부장, 동아오츠카 사장 등을 거쳐 2013년 동아제약의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에 오르며 후계자로 낙점됐다.

드물게 4남에게 기업이 승계된 배경엔 철저한 능력 중심 경영이라는 강 명예회장의 신념과 함께 복잡한 가정사가 자리잡고 있다. 강 명예회장 슬하의 4남 3녀 중 장남과 차남, 세 딸은 첫 번째 부인, 3남과 4남은 이혼 후 재혼한 두 번째 부인과 사이에 태어났다. 장남 강의석(64)씨는 건강이 좋지 않고, 3남 강우석(54)씨는 제약업에 뜻이 없어 다른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남 강문석(56)씨는 2003년부터 2년간 동아제약 사장을 지냈지만 강 명예회장과 뜻이 안 맞아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후 무역회사를 경영하며 복귀를 시도하다 공금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사이 능력을 인정받은 4남은 2013년 아버지의 주식을 물려받아 그룹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달 주요 계열사 대표에 50세를 전후로 한 젊은 사장들을 배치했다. 업계는 이를 1960년대생인 강 회장 체제를 준비하기 위한 세대교체 인사로 풀이했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강 명예회장이) 지난해부터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젊은 임직원들의 역할을 강조해왔다”고 전했다.

1993년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자신이 작명한 드링크제 ‘박카스’를 실은 트럭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동아쏘시오홀딩스 제공
1993년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자신이 작명한 드링크제 ‘박카스’를 실은 트럭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동아쏘시오홀딩스 제공

창업주의 장남인 강 명예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59년 동아제약에 입사했다. 63년 출시한 박카스를 포함해 자이데나, 써큐란 등 히트제품의 이름을 직접 지어 ‘작명의 달인’이라고도 불렸다. 1977년 업계 최초로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했고, 천연물 신약 ‘스티렌’을 개발했다. 한국제약협회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지내며 재계의 맏어른 역할도 했다. 업계에선 강 명예회장이 고령임에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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