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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혁명이 시작됐다] ‘포켓몬 고’로 AR 관심 폭발… 지도 데이터 확보 경쟁

입력
2017.0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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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텐센트, 유럽 내비 1위사 인수

구글ㆍ애플 등 IT 공룡들도 혈안

AI시대 대비 실내ㆍ3D 지도 개발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 화면 캡처. 이서희 기자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 화면 캡처. 이서희 기자

지난해 여름 전 세계를 뒤흔든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는 그 동안 익숙하지 않았던 증강현실(AR)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증강현실은 우주나 상공, 해외 관광지처럼 이용자와 완전히 동떨어진 가상의 영상을 보여주는 가상현실(VR)과 달리 눈 앞에 보이는 실제 무대를 바탕으로 가상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기술이다.

이런 증강현실 콘텐츠에서 ‘지도 데이터’는 핵심 요소다. 현실과 모바일 속 세계를 연결시키려면 주변 환경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먼저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도 데이터는 모바일 시대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O2O)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다. 숙박이나 택시 예약, 음식 배달 등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에 전방위로 활용되고 있고, 머지 않아 대중화할 무인항공기(드론)나 자율주행차 등의 핵심 기반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지도 데이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중국 텐센트가 현지 제작사 나브인포,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함께 유럽 최대 내비게이션 서비스 업체인 ‘히어’의 지분 10%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히어는 독일의 다임러와 BMW, 폭스바겐 등 3대 완성차 업체가 2015년 노키아로부터 25억5,000만유로(약 3조2,390억원)에 사들인 업체로, 200여개국에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텐센트의 경쟁업체인 바이두와 알리바바도 자체 개발한 지도와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이미 갖고 있는 지도 데이터를 세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른 데이터처럼 지도 데이터 역시 데이터가 모일수록 강력해진다. SK텔레콤은 14년 동안 자사 가입자에게만 제공했던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지난해 7월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했다. 더 많은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도로 위 차선까지 식별할 수 있는 초정밀 지도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앞으로는 초정밀 지도를 넘어 실내 지도와 3차원(3D) 지도의 개발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이 운전하는 택시, 호텔이나 음식점에서 사람 대신 고객의 주문을 처리해 주는 AI 로봇, 드론을 이용한 택배 등이 개발되려면 더 세밀한 공간 정보가 필요하다. 네이버는 이미 400여곳의 실내 지도를 제공 중이고, 최근에는 실내 곳곳을 스스로 돌아다니며 지도를 그려주는 3D 실내 지도 제작용 로봇 ‘M1’을 공개하기도 했다. 네이버 지도 서비스를 담당하는 우승기 부장은 “기술 발전에 따라 지도 제작에 드는 기간과 비용이 줄어들면서 실제에 가까운 3D 지도를 만드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외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지도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기업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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