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거구제 문제 많아… 중대선거구제 개편 고려해야”
안철수도 중대선거구에 긍정적
귀국 후 안철수와 연대 여부 촉각
‘빅텐트론’에 손학규 “가능성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12일 전격 귀국한다. 당초 예고된 시점(1월 중순)보다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귀국과 동시에 대권 레이스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2일 본보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의 귀국 날짜가 애초 예정된 1월 중순에서 며칠 앞당긴 12일로 확정됐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이 귀국을 앞당긴 것은 최근 대선 분위기가 고조된 데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굳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말 개헌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대선거구제로 개편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정치개혁 관련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반 전 총장을 만난 정치권 인사는 이날 본보 통화에서 “반 총장이 최근 우리 사회가 자꾸 분열되고 갈등하고 있는데 51%가 전체를 대변하는 소선거구제의 제로섬 방식이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오래 전부터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이야기 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의 생각이 맞는 것 같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이 선거구제 개편을 이야기한 것은 처음으로 특히 안 전 대표의 대표 공약인 중대선거구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 눈에 띈다. 제3지대 행이 거론되는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안 전 대표 측과 손잡을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한편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반 전 총장과 안 전 대표,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 전 대표 등이 참여하는 이른바 ‘빅텐트론’에 대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반 전 총장이 들어와서 어떤 행보를 보이고 어떤 아이디어를 갖고 한국 정치를 보는지 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귀국 이후 행보에 대해 측근인 오준 전 유엔 대사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이 어느 정치 세력과 손을 잡게 될지, 그 부분은 제가 드릴 말씀이 없고,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예단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오 전 대사는 이어 반 전 총장의 금품 수수 및 신흥 종교단체 신천지와의 연관성 의혹을 적극 부인하며 방어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이 신천지와 연계된 세계여성평화그룹의 영상 홍보물에서 한 여성과 찍은 사진이 논란이 된 데 대해 그는 “반 전 총장이 유엔에 오는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을 만날 때 종교를 (일일이) 물어보지 않는다. 나도 (신천지 관련 단체와) 사진을 찍었다”고 일축했다. 그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 전 총장은 부정한 돈을 받거나 그럴 분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