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겨울축제가 포근한 날씨와 이례적인 겨울비 탓에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화천군은 긴급회의를 열어 산천어축제 개막일을 당초 7일에서 14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말 60㎜ 가까이 내린 때아닌 겨울폭우로 얼음이 녹아버렸기 때문이다. 얼음이 얼지 않아 산천어축제가 연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4일 개막한 선등거리와 실내얼음조각광장은 정상 운영한다고 화천군은 덧붙였다.
화천군이 이날 잠수전문가를 동원해 화천천의 얼음두께를 조사한 결과 10㎝에 그쳤다. 안전한 낚시터 운영을 위해서는 얼음판 두께가 최소 20㎝ 이상이어야 한다는 게 화천군의 설명이다.
앞서 화천군은 제설기로 27만㎡ 면적의 화천천에 인공눈을 뿌리고, 보조 여수로를 통해 유량을 늘려봤으나 안전이 확보될 만큼 얼음이 얼지 않았다. 특히 이달 초까지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없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자 연기를 결정했다. 최문순 군수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얼음을 다시 얼려봤으나 예상치 못한 폭우 피해를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웠다”며 “관광객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산천어축제의 개막을 1주일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근한 겨울날씨가 원망스럽기는 홍천ㆍ평창ㆍ인제군도 마찬가지. 당초 지난달 30일 열기로 했던 홍천강 꽁꽁축제는 두 차례 연기된 끝에 13일 개막한다. 홍천지역 역시 포근한 날씨로 홍천강 일대 얼음이 녹아버렸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평창 송어축제는 얇은 얼음두께 탓에 실내 낚시터 행사 위주로 열리고 있다.
이상고온 현상과 가뭄으로 지난 2년간 열리지 못했던 인제 빙어축제장도 따뜻한 날씨가 야속하기만 하다. 인제군은 얼음이 얼지 않을 경우 맨손 잡기 체험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육상에서라도 반드시 축제를 열 계획이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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