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씨(61ㆍ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가 덴마크에서 체포(▶ 관련기사) 되면서 최씨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굳게 다문 입을 열지 주목된다.
정씨가 체포됨에 따라 최씨에 대한 특검의 수사는 활기를 띄게 될 전망이다. 특검은 최씨를 상대로 삼성그룹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자금 출연, 최씨 일가 특혜 지원 대가가 '삼성합병'이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특례입학ㆍ학사비리 의혹 전말도 상세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덴마크 현지 경찰이 1일(현지시각) 현지의 제보를 바탕으로 올보르그시(市)의 주택에서 정씨를 포함한 4명을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다는 인터폴 전문을 접수했다. 이와 관련,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씨의 신속한 송환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정씨와 함께 검거된 이들 중에는 정씨 자녀로 추정되는 2015년생 어린아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된 정씨는 현지에서 강제 추방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국까지는 약 2주가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검은 지난달 27일 정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Red Notice)를 요청했다. 이에 앞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착수했다.
당시 특검의 이 같은 조치는 최씨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구속된 이후 여러차례 정씨의 안부 등을 물으며 걱정해온 최씨의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해 특검은 정씨 신병 확보에 속도를 냈다.
특검 관계자도 앞서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최씨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가지 의미를 다 갖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검은 정씨를 송환 후 삼성그룹의 특혜 지원과 이대 학사비리 의혹 등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정씨 진술을 토대로 최씨를 불러 조사하며 관련 혐의를 입증해나간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지난달 19일 열린 자신의 첫 공판에서 관련 혐의를 전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두 재단에 대기업 중 가장 많은 액수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이와 별도로 최씨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에 35억원(280만유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이 회장사인 대한승마협회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186억원 상당을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에 지원한다는 '중장기 로드맵'도 작성했다. 특검은 이 문건이 정씨의 독일 승마연수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현재 삼성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 최씨 일가 지원 등의 대가로 청와대 등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종용한 것으로 보고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씨가 체포됨에 따라 이대 부정입학과 학사 특혜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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