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권에서 임직원 3,000명가량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새해에도 많은 인원이 나갈 예정이어서 감원한파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임직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1만5,516명으로 2015년인 전년 말(11만7,023명)보다 1,507명 줄었다. 직급별로는 행원급이 1,454명이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고, 책임자급은 42명이 줄었다. 임원은 398명에서 406명으로 오히려 8명 늘었다.
시중은행이 같은 기간 7만2,669명에서 7만1,497명으로 1,172명이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KB국민은행은 2만346명에서 1만9,795명으로 551명이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은행권 퇴직 인원의 36.6%에 달하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이 같은 기간 271명, 우리은행이 243명, 신한은행은 87명이 줄었다. 이들 3개 은행의 임직원 수는 작년 9월 말을 기준으로 1만4,000~1만5,000명 수준이다.
반면 특수은행은 비교적 적은 인원이 짐을 쌌다. 3만2,573명에서 3만2,271명으로 302명이 줄었다. 농협법에 따라 운영돼 특수은행으로 분류되지만 전국에 있는 고객을 상대로 영업한다는 점에서 시중은행 성격이 강한 농협은행(-169명)을 제외하면 퇴직 인원이 비교적 적었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3,508명에서 3,496명으로 12명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연말인 4분기(10~12월)에도 은행권 감원은 이어졌다. KEB하나 농협은행 SC제일은행에서만 약 1,300명이 퇴직했다. KEB하나은행은 작년 연말 742명의 인원이 퇴직했다. 이 가운데 과ㆍ차장급 이하가 전체의 64.4%(478명)에 달한다. 준정년특별퇴직으로 나간 인원은 506명, 임금피크제에 걸려 퇴직한 인원은 236명이다.
농협은행도 작년 말 4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퇴직했으며 SC제일은행도 연말에 66명이 나갔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로 영업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은행권은 올해 더 가혹한 감원 칼바람이 불 예정이다. 당장 1월 중순에는 KB국민은행에서 2,800여 명이 희망퇴직할 예정이다. 신청자 중 상당수가 과ㆍ차장 등 책임자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임금피크제에 적용돼 퇴직하는 신한과 우리은행원들도 다수 있을 전망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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